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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미뤄왔던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문에 관한 생각정리

안녕하세요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부문에 대한 개인적 공부 차원으로 작성하는 글입니다.

어떠한 투자권유나 추천도 아님을 인지하시기 바랍니다.

 

CJ제일제당 제품 매출비중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CJ제일제당 23년 3분기 사업보고서>

CJ제일제당의 사업부문은 식품, 사이오, FEED & CARE, 물류 사업으로 나뉜다.

물류 쪽은 자회사인 CJ대한통운이 상장되어 있기에 제외하고 나머지 부문들을 하나씩 공부해보려 한다.

 

23년 4분기 기준 매출액 비중 16%을 차지하는 바이오 사업부문에 대해 알아보자.

바이오 사업은 식품첨가제와 사료첨가제 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지속적 R&D와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 절감을 이루어 핵산, 트립토판, 발린, 알지닌 등의 품목에서 선도 기업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또한 아미노산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아미노산 생산을 통해 축적된 미생물 기반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생분해 플라스틱 등의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사업 등 레드 바이오 사업 또한 미래 성장 부문으로 추진 중이다.

 

FEED & CARE 사업부문은 CJ제일제당에서 직접 사료공장을 운영하며 고품질의 사료를 판매하고 있고, 또 직접 가축을 기르는 축산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출처: 메리츠증권>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부는 매출 비중대비 영업이익률이 꽤 높아 CJ제일제당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부문이다. 식품사업의 OPM이 5~7%인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되는 셈이다. 그만큼 매출 비중은 적지만 CJ제일제당의 주가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비중으로 따지면 바이오 부문의 매출액 비중이 16%라면 영업이익 비중은 31% 수준)

 

코로나로 인한 어마어마한 유동성 이후 인플레이션, 러우전쟁 발발 등으로 곡물가가 고공행진 하는 동안 다른 음식료 업체 대비 CJ제일제당이 어느 정도 선방할 수 있었던 건 곡물가 강세로 라이신을 포함한 사료첨가제 고판가 시황이 이어지며 헷지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사료첨가제란 무엇인가

사료첨가제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해 사료에 넣는 첨가제로 동물 사료첨가용 필수 아미노산이라고도 부른다. ‘라이신’ ‘쓰레오닌’ ‘트립토판’ ‘메티오닌’ ‘발린’ 등 5개가 상용화 돼 있다.

 

 

중국 돼지사육두수와 곡물가의 관계, 필수 아미노산이란?

https://youtu.be/GmjqaAXsLPw

위 영상이 곡물가격과 아미노산 시황 및 중국 돈육시장과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므로 추천한다.

 

20년 2분기부터 중국 돼지사육두수 20~30% 증가하면서 곡물가 강세를 보였다. 사료용으로는 옥수수와 대두가 많이 쓰인다. 중국사람들이 전 세계 돈육시장에서 약 절반가량을 차자한다고 한다. 인구수가 워낙 많고 돼지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돼지고기 소비량이 중국 내에서만 어마어마한 것이다.

 

아미노산은 말 그대로 단백질인데, 축산 할 때 동물들 체내에서 합성이 되지 않는 단백질을 사료에 첨가해서 공급해주어야 하는데 이 것들을 바로 필수아미노산이라고 한다. ‘라이신’ ‘쓰레오닌’ ‘트립토판’ 등이 있다. 이러한 사료첨가제에 들어가는 필수 아미노산을 만드는 회사가 국내에서 'CJ제일제당'과 '대상'이다. CJ제일제당은 라이신에서 시장점유율이 1위이나 2,3위 기업과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고, 트립토판의 점유율은 60% 수준으로 꽤 높다. 

 

라이신의 핵심 원재료는 옥수수이고, 대두박은 라이신과 트립토판의 대체재로 식물성 사료의 왕으로 불릴 만큼 가장 우수한 식물성 단백질 보충원이다. 따라서 사료를 만들 때 사용이 된다. 통상, 옥수수가격과 대두박가격이 상승하면 라이신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대두박: 콩으로 기름을 다 짜내고 남은 찌꺼기)

 

곡물가격이 오르면 원가부담과 옥수수, 대두박의 대체재로서의 라이신도 가격 상승 압박을 받게 되는 것. 곡물가격이 올라 배합사료 가격 급등 시 사료첨가제 가격과의 괴리율 축소로 가격 부담이 완화되고 이러한 사유로 곡물가격이 올랐을 때 음식료 섹터는 피해를 보지만 필수 아미노산을 만드는 회사는 오히려 수혜를 보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결국 곡물가격이 오르면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 트립토판, 쓰레오닌 등의 가격도 통상 오른다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중국 돼지사육두수와 필수 아미노산 가격의 관계에 대해 정리해 보자.

 

앞서 언급한 대로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가로 중국 돼지 사육두수 증가에 따라 전 세계 돼지고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 파급력은 지난 2018년 8월 중국에서 ASF(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발생한 이후 시장의 움직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18년 8월 시작되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10~11억 두 수준의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중국의 돼지 사육 두 수는 2019년 8.7억 두로 전년비 23% 정도 감소했다. 

 

중국 돼지 사육 두수
<출처: 대신증권>

18년 ASF 발병 이후 사육두수 급감했음.

 

중국 돼지 배합 사료 및 옥수수 대두박 가격 추이
<출처: 대신증권>

이후 20년 사육 두 수가 저점을 찍고 회복하면서 중국 돼지 배합 사료 가격도 상승하고 중국 옥수수 및 대두박 가격 또한 상승했다.

 

결국 곡물가 가격 상승과 돼지 사육 두수 증가로 P와 Q의 상승 시, CJ제일제당의 라이신 등 바이오 사업부문의 실적이 개선되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곡물가 가격 상승과, 돼지 사육두수 증가라는 두 가지 원인으로 바이오 부문 실적 개선이 이루어져 곡물가 상승 시 식품주들의 이익률 하락시기에 어느 정도 헷지를 이뤄내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CJ제일제당 주가가 하락추세였던 이유?

CJ제일제당의 주가를 억누르고 있는 건 크게 보면 2가지 이유로 보인다.

1) 바이오(사료첨가제) 시장 하락 사이클 진입 (시크리컬적 시장으로 상승 시기 예측 불가)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인플레이 매우 기민한 영향을 미친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207061607031?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utm_campaign=sharing

 

중국, 돼지고기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현실화할까 ‘전전긍긍’

중국 생활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돼지고기 가격이 최근 급등하면서 중국에서도 인플레이션이 현...

www.khan.co.kr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이자 생산국인 중국에서 돼지고기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식량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중국 내에서는 피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돼지고기 가격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출처: 메리츠, 블룸버그>

18년 ASF 발생으로 중국 돼지 사육 두 수가 꺾이고 공급이 부족해지니 중국 돈육 가격은 고공행진을 하였다. 이후 공급이 완화되면서 돼지 개체수가 안정화되었고, 21년부터 1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오던 중국 돈육 가격이 22년 2분기에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2분기는 원래 중국에서는 전통적인 돼지고기 소비 비수기로 알려져 있는데 가격이 상승한 건 의외의 움직임이었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한 이유는 생돈 가격이 저점을 찍었을 때 정부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개입했기 때문이다. 또한 사료값 상승세 속 생돈 출하량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를 견인했다. 그리고 중국 봉쇄 해제로 인한 외식업 회복으로 돼지고기 수요도 늘어났기 때문. 추가로 가격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농가에서 돼지고기 출하를 늦춰 가격 상승을 더 부추겼었다.

 

최근 23년 1월에는 중국 춘절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돈육 가격이 하락했는데,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춘절을 겨냥해 많은 물량을 미리 확보했던 사육업체와 도축업체들의 밀어내기식 출하 경쟁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이렇게 중국 돈육 가격의 움직임을 시간의 흐름대로 살펴봤다. 돈육 가격이 곧 중국 돼지 사육두수에 영향을 끼치고 그게 곧 CJ제일제당의 사료첨가제(바이오)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돈육 가격 및 사육두수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인 질병(ASF)부터 개인 투자자가 예측하기 힘든 영역인 중국 정부의 개입 등 여러 가지로 추적하기 힘든 영역이다. 다만 중요한 건 최악일 때 담아둔다면 시간이 흐르면 정상화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제 어떻게 좋아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재가 최악의 경우라면 시간이 지났을 때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과 주가의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을까?

2) 쿠팡과의 싸움 및 국내 매출 성장의 한계

CJ제일제당은 쿠팡과 햇반 등 주요 제품의 공급가격을 두고 수개월째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쿠팡이라는 국내 최대 온라인 커머스 사업자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언젠가는 또 누군가는 거쳐야 할 숙제였는지도 모른다.

 

http://www.dailyimpact.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639 

 

'쿠팡만 있나' 우군 늘린 CJ제일제당 - 데일리임팩트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CJ제일제당의 자신감 넘치는 행보가 업계 안팎의 눈길을 끌고 있다. 햇반 등 주요제품 공급가를 놓고 쿠팡과 수개월째 줄다리기 중인 CJ제일제당은 아직까지 합의점

www.dailyimpact.co.kr

 

쿠팡은 CJ제일제당에겐 양날의 검이다. 자사 내 브랜드 제품의 매출을 올려주는 고마운 고객사인 반면, 쿠팡 자체 PB상품을 공격적으로 그리고 차별적으로 마케팅하고 있고, 이는 CJ제일제당에게 현재로서 국내 가장 무서운 경쟁사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매출비중이 꽤 되고, 브랜드 파워도 막강하다. 이번 싸움에서 쿠팡에게 저자세로 들어가게 된다면 앞으로 내수시장에서 쿠팡의 먹잇감이 될지도 모른다.

 

내수시장에서 쿠팡의 급경한 성장이 불편한 회사는 많다. 대표적으로 (대형 마트)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이 될 것이고 나아가 네이버(이커머스) 등이 될 것이다.

 

네이버의 도착보상 서비스관에 CJ제일제당의 햇반이 입점되었다. 롯데온에서도 햇반, 스팸, 김치 등 주력상품을 할인가에 프로모션 하고 있다. 추가로 CJ브랜드위크를 통해 컬리에서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쿠팡과의 트러블은 식품회사만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174951?sid=101

 

쿠팡 대신 네이버 손잡은 LG생건…"세제 매출 51% 증가"

쿠팡과 납품가 갈등을 벌이던 식품 및 생활용품 제조사들이 네이버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프리미엄 세탁세제 브랜드 '피지(FiJi)'의 이달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평균 판매액이

n.news.naver.com

 

생활용품 제조사들 조차 네이버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프리미엄 세탁세제 브랜드 피지의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평균 판매액이 전년동월 대비 51% 증가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쿠팡이 반독점할 것 같았던 시장에서 식품, 생활용품 제조사들의 출혈경쟁만 이뤄질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서 네이버라는 든든한 조력자이자 쿠팡의 경쟁사를 십분 활용하여 그들끼리의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제일제당 입장에서 쿠팡과의 결별이 크게 두렵지 않다. 아니 조금 두렵더라도 이겨내야 하는 문제다.

첫째, CJ제일제당은 국내 대비 해외매출비중이 꽤 되기 때문에 쿠팡에 크게 목매달 릴 필요가 없다. 둘째, 이커머스의 승자독식보다는 네이버 같은 경쟁사가 쿠팡을 견제할 수 있게 하려면 이런 이벤트(?)들이 필요하다. 단기 수익성에 집착해 버리면 미래의 큰 그림을 놓칠 수 있다.

 

이상, CJ제일제당의 바이오 부문이 궁금해서 공부를 해봤다. 내 생각을 요약해 보면 바이오부문 그중에서도 사료첨가제 쪽은 예측보다는 대응이다. 크게 성장을 기대하기보다는 최악인 상황에서 더 나빠질 게 없을 때 관심 가져야 할 영역이라 본다. 지금 CJ제일제당의 주가는 바이오 하락사이클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된 걸까? 조만간 그 부분도 정리해보려 한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